Elysium

초기 교회 공동체의 행복(Elysium)과 에덴동산 본문

신학

초기 교회 공동체의 행복(Elysium)과 에덴동산

Shaoli 2019. 4. 24. 14:39

 

 

초기 교회 공동체의 행복은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복(Happiness)을 뜻하지 않습니다. 영어의 행복, 즉 Happiness의 어원이 되는 Hap은 happen 또는 happenstance에서 나온 것으로 '우연히 얻은 기회'나 '행운'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것은 '존재의 충만함에서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마치 세상에서의 성공이나 재산의 획득에서 오는 즐거움처럼, 생성되고 소멸되는 우리의 감정이나 느낌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교회 신자들의 체험이라고 할 수 있는 신약성경의 '산상설교'에 나오는 행복은 그리스로 마카리오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신들의 행복' 즉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행복'(Elysium)을 표현하는 것으로, 창세기에 나오는 '에덴'과 같은 것입니다. (Robert Ellsberg, <The Saints' Guide to Happiness>, North Point Press, 2003, viii-ix 참조.) 하느님께서 창조의 마지막 엿샛날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고 "참 좋았다!"라고 끝을 맺는데 이 행복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실 때 주신 축복, 존재의 원천에서 오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이 경탄한 창조의 세계에서 첫 인간 아담과 하와는 아무런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없이 하느님과 에덴동산을 거닐었습니다. 하느님의 창조 목적은 이렇게 하느님께서 인간과 모든 피조물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조화롭게 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에덴동산은 이러한 창조 목적의 온전한 성취를 그린 신비의 세계, 곧 충만한 기쁨을 드러내는 하늘나라의 표상인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 갈망의 원천은 이런 하느님 창조의 목적(intention)을 향해 있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마음이 인간 존재 안에 깊숙이 새겨져서 우리의 갈망과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님 안에 쉬기까지 우리 마음이 찹잡하지 않삽나이다."라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처럼, 우리 존재의 깊은 곳에서 우리는 그분을 갈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원 신부. 서울대교구 소속 사제로서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영성을 공부하였으며 현재 도봉산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다. 저서로 <말씀으로 아침을 열다 1, 2>, <그래, 사는 거다!>가 있다.

 

 

 

출처 : <생활성서> 2019년 05월호 23-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