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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ysium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 본문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살면서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그만큼 많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에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면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까지 받아들이며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지만, 동시에 남들은 느끼지 못하는 아픔이나 슬픔까지 남들보다 몇 배 예민하게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감수성'이라는 단어는 학술적으로 많이 쓰인다. 농업용어사전에도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유기체가 내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능력을 '감수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도 '감수성'이 등장한다. 같은 병명을 가진 환자여도 다른 약을 처방받을 때가 있는데, 바로 개인마다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감수성이란 특정한 항생제를 주입했을 때 세균이나 곰팡이가 반응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감염을 일으킨 미생물이 어떤 항생제에 반응하는지를 알아서 가장 적절한 처방을 하기 위해 시행하는 검사를 '감수성 검사'라고 부른다. 감수성이란 그 존재가 감추고 있는 본질을 알아채고, 외부 여건에 반응하는 능력 혹은 성향을 말하는 것!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감수성 검사가 필요한 건 아닐까. 내 마음이 굳어버린 건 아닌지,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사는 건 아닌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그래서 무엇을 피해야 하고, 또 무엇을 곁에 두어야 하는지, 마음을 노크해 보는 검사 말이다.
출처 : 김미라, 책읽는수요일, <그 말이 내게로 왔다>에서